감로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불화의 하나이다. 감로탱은 수륙재(水陸齋)나 사십구재 등의 불교의식 때 사용하는 영가천도용(靈駕遷度用) 탱화이다.
그림의 주제는 극락왕생이지만, 그림의 내용은 아주 다양하고 희화적이다. 그림의 구도는 상중하단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상단은 구원(救援)을, 중단은 현실세계를, 하단은 죽음과 지옥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상단은 불보살이 자리하고 중단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법단과 그 주위로 고혼을 천도하는 여러 스님들을 비롯하여 왕후장상(王侯將相)들이 둘러서 있다. 하단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들이 마치 풍속도처럼 묘사되어 있다. 감로탱의 진면목은 삶의 생노병사를 사실적이고도 드라마틱하게 담아내고 있는 바로 이 하단에 있다.
대부분의 탱화는 의궤(儀軌)에 따라 모사(模寫)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감로탱은 어떤 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어는 그 무엇이든 마음대로 그릴 수 있다. 대개 감로탱의 하단은 여러 군상의 사람을 등장시켜서 금어가 살던 시대의 생활상을 사실적이고도 만화적으로 그려낸다.
18세기에 제작된 고성 운흥사 감로탱의 경우, 말 타고 전쟁하는 장면을 비롯하여 줄을 탄 채 대금을 부는 남사당, 술병을 들고 싸우는 술꾼, 바위에 떨어져 죽는 사람 등등 여러 군상들이 나온다.
20세기에 제작된 서울 흥천사 감로탱에서는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노신사를 비롯하여 일본식 교복을 입고 싸우는 학생, 공중전화 거는 사람, 전차가 지나가는 종로 네거리 등 그 시대의 천태만상을 담고 있다.
감로탱의 내용은 생노병사에서 허덕이는 삶의 천태만상을 보여주고 그 고해에서 벗어나 스스로 피안으로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는 데 있다.
감로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불화이다. 감로탱이 처음 선을 보인 것은 임진왜란 직후였을 것으로 짐작되며, 16세기말에 제작된 것이 현재 일본으로 건너가 있고, 중앙박물관에 17세기의 감로탱이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