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이 이승의 한 여인을 사모하여 밤마다 무덤에서 나와서
정을 나눈 비형랑 이야기가 일련선사의 <삼국유사>에 실려있다.
우리나라 도깨비의 시조설화로 보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불교문화재에 용이 아닌 존재들은 거의가 도깨비이다.
앞서 예를 든 귀면와를 비롯하여 석탑이나 석등에 조각된
귀면상은 모두 도깨비로 보아 무방하다.
그것이 고려와 조선시대에 들면서 궁궐 등에도 지킴이로 조각되었다.
나중에 일부는 민간신앙으로 습합되어 풍속이나 전설에도 남아있다.
도깨비는 귀신과는 전혀 다른 존재이다.
도깨비 이야기는 우습고 재미있는 대목이 많다.
우리 도깨비는 뿔과 눈이 둘이지만,
일본 도깨비 ‘오니’는 뿔 하나에 눈도 하나이다.
도깨비를 독각귀(獨脚鬼)라하여 외다리로 알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도깨비 이야기를 미신이라 업신여기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서양의 물신잡귀(物神雜鬼)로부터
우리의 전통정서를 지키고 살려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