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9-06 10:55
[사찰문화실] 87) 심우송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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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송(尋牛頌)

                      

  소를 찾아 나서다(尋牛)

우거진 풀 헤치며 아득히 찾아가니, 물은 넓고 산은 멀어 갈수록 험하구나.

몸은 고달프고 마음은 지쳐도 찾을 길 없는데, 저문날 단풍 숲에서 매미 울음 들려오네.

  

  발자국을 보다(見跡)

시냇가 수풀 아래 소 발자국 널렸거늘, 풀 속을 뒤진들 무엇이 있으랴.

아무리 산이 깊고 또 깊은 들, 요천비공이야 어찌 숨길 수 있으랴.

 


  소를 보다(見牛)

꾀꼬리 나무에 앉아 꾀꼴꾀꼴 우는데, 봄날 산들바람에 버들가지 하늘거리네.

이제는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곳에, 한량없는 소 모습을 무엇으로 그려낼꼬.

 


  소를 붙잡다(得牛)

있는 힘 다해서 코를 꿰었건만, 못된 버릇 사나운 힘 숙어지지 않는다.

어떤 때는 언덕 위로 끌려 올라오다가, 또다시 안개 속에 깊이 숨어 버리네.

 


   소를 길들이다(牧牛)

잠시도 채찍 고삐를 늦출 수 없어, 길 안 든 서툰 걸음 딴길로 들까 싶어,

서로가 익숙해서 하나가 되면, 고삐를 안잡아도 저절로 따르리.

 


   소를 타고 집에 돌아오다(騎牛歸家) 

소등에 걸터 앉아 내 집에 찾아 돌아오니, 피리소리 한가한데 저녁노을 붉게 탄다.

흥에 겨워 박수치며 부르는 노래, 이 소식 알 이 없어 홀로 즐기네.

 


  소는 잊고 사람만 남다(忘牛存人)

소타고 내 집에 돌아오고 나니, 벌써 소는 없어지고 사람은 한가하다.

중천에 해뜨도록 늦잠 자고 눈을 뜨니, 채찍 고삐 부질없이 외양간에 걸려있네.

 


  소와 사람을 함께 잊다(人牛俱忘)

채찍 고삐 사람 소 모두 다 잊으니, 푸른 하늘 멀고 넓어 끝이 없구나. 

타오르는 불꽃 위에 눈발 어찌 머무랴. 조사의 현묘한 뜻 계합했다 하리라.

 


  근원으로 돌아가다(返本還源) 

다시 돌아올 걸 공연히 떠났구나. 차라리 눈 멀고 귀 먹었던들,

집 앞에 좋은 경치 왜 못봤던고. 물은 절로 흘러가고 꽃은 절로 피었네.

 


  저자에 들어가 손을 내리다(入 垂手)

맨가슴 벗은 발에 흙먼지 덮어쓰고, 웃음 가득 띠우고 마을 찾아 들어온다.

신선의 비결 따위 쓰지 않아도, 마른 나무에 봄이 오면 꽃이 피듯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