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코스 모스
혜안 김민수
가을이 보내 준 가느다란 바람결이
억새 숲사이를 헤집고 나와
코 끝으로 예민하게 스쳐간다
파란하늘 늘어진
저 산 넘어에
가는 목 흔들리며 기다리는 님이 그리워
소란스런 귓전의 도시소음 밀쳐내고
한가로이 억지빌미 내세워
아직 덜 깨어난 가을길을 따라 나선다
지난 여름 쏟아 놓은 천둥
가슴에 뿌려진 시커먼 먹칠은
쉼 없이 흐르는 바다에 던져놓고
달콤한 음악 입속에 오물거리며
느린 속도로 계곡을 휘어 돌아본다
가을 들녘에는 코스모스 미소가 하늘거리며
해처럼 별처럼 빛나는 얼굴로
가을의 품속을 더듬는 이를 위하여
기꺼이 그들의 행복한 배경이 되어주려
온 종일 웃고만 있다
무거운 머리 화들짝 깨어나
분홍빛 한아름 품어안고
낡은 기억 속 그림자를
꽃밭 옆 깊은 고랑
그 곳에 묻어놓고서
나의 가을을 가득 채워 준
내 사랑 코스모스와 입 맞추고
아득한 황홀경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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