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14 10:39
[사찰문화실] 불교미술이란 무엇인가? ④ 불교미술의 미의식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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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다시 중요한 문제 하나가 제기될 수 있다. 불상이나 불화 등을 미술품으로 바라볼 때 과연 어떤 점이 아름다운가 하는 점이다. 말하자면 불교미술의 미의식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다.

석굴암 본존불
 
 결론적으로 말해서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은 지금의 감상자 시각보다는 그 작품이 제작된 그 당시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은 확실히 지금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팔등신에 가까운 날씬한 신체, 서구인을 연상케 하는 선이 굵고 갸름한 얼굴, 신체에 장엄된 가지가지의 장식물 등등 생각해 낼 수 있는 미의 조건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그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인
경주 석굴암 본존상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우리나라의 미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서 고려시대의 불상은 신체 비례나 얼굴이나 옷 등의 각부 묘사가 정밀하지 못하다. 신체도 팔등신은커녕 육등신도 어렵고 살집도 훨씬 많이 붙어있어서 신라시대의 날씬한 몸매는 찾아볼 길이 없다. 그렇다면 고려시대의 불상은 신라시대의 그것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말해야 할까?

고려시대 불상 - 한송사 보살상

  그렇지는 않다. 신라나 고려, 그리고 조선 모두 각기 나름대로의 미의 기준이 달랐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의 불상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고려 사람들은 불상에서 미인(美人)의 이미지를 찾으려 하기 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한 미소로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듬직한 장자(長者) 풍의 후덕한 모습에서 기대고 싶어 했다.
   고려 사람들이 신라 사람들에 비해서 미인에 대한 관점이 달랐기 때문일까? 그렇다기보다는 일반적 미와 종교적 미를 구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도 신라 불상에 표현된 미를 충분히 알고 있고 또 공감했을 수도 있지만, 자신들은 신라의 미의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바라보아서 경외감을 느끼고 귀의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내려 했다고 보인다.
 부처님에게서 미인의 모습을 구현하기보다는 인간과는 다른 깊고도 오묘한 정신세계, 곧 내면적 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종교적 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불교미술에 있어서 종교성이 미의 관점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볼 때 고려시대 조각가의 기술이
신라시대에 비해 갑자기 떨어져서 열등한 작품이 나왔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그 시대가 요구하는 불상의 모습은 다 달랐고, 미술가들은 그것을 작품에 충분히 반영해 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이 만약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얘기라면 우리는 불교미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의 정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첫째, 불교미술이란 불교의 이상과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시각적 조형(造形) 행위라고 말 할 수 있다. 두 번째, 불교미술의 또 다른 주요 목적과 역할은
사찰이라고 하는 종교적 성소(聖所)에 대한 장엄이다. 장엄을 통해서 감상자들은 불교에 대하여 보다 깊은 이해를 갖게 된다.
세 번째, 어느 시기의 작품이든 당시의 미의식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졌을 때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몇 가지 기본 이해를 밑바탕으로 불교미술을 감상한다면 조금은 더 쉽고 편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끝으로, 불교미술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몇 가지 요소를 말해야겠다. 우리는 흔히 미술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의 기술력(技術力)·문헌(文獻)·양식(樣式) 이 세 가지를 골고루 따져봐야만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사찰문화연구원 / 현대불교미디어센터 ⓒ 2005>
 
[출처] http://cafe.buddhapia.com/communit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