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울퉁불퉁 자갈이 뒤덮인 신작로 길 아버지는 고물 자전거로 달리면서 멋진 묘기를 보여 주었다 십릿길 읍내 중학교를 통학하던 소년도 아버지처럼 자전거를 잘 탔다 시골 장날 서커스 광대의 외줄타기를 보며 푸른 하늘을 오르고 싶었던 간절한 열망을 녹슬어 삐걱대던 자전거 튀칸에 실었지 달구지가 지나갔던 바퀴 자국 위에 선명히 찍힌 세월의 흔적들 촘촘히 짜인 체인 위에 겹쳐진다 낡은 자전거 페달에 힘을 주면 시계의 태엽처럼 잘도 돌아가지만 연결될 수 없는 인연의 고리와 삶 기억의 저편에 낮 달처럼 걸려 있던 추억들 잠시 머무를 수 없는 것은 바람 탓 만은 아니었다 해 질 녘 어둡기 전 서둘러 돌아가야 할 인생이란 무거운 짐 흩어진 상념의 시간을 싣고 정거장과 안내 표지판이 없어도 끝없이 달리고픈 두 개의 바퀴 운명의 굴레처럼 쳐 높은 덫을 피해 지상에서 하늘로 이어진 영원의 길 그 위로 하얀 자전거는 희망을 가득 싣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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