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날 오후
佳곡/김연식
먹장구름이
천둥번개에 놀라
폭포수로 빗줄기를 쏟고
하얀 구름 되어 슬금슬금 가재거름 치더니
연잎마다 띄운 해가 눈 부시다
노란 주둥이 햇 참새 떼가
검은 주둥이 어미 참새를 따라
먹이 사냥 연습이 한창이고
겁에 질린 잠자리는 날개가
찢기도록 힘차게 비상한다
햇 새매가
어미 앞서 참새 떼 쫓다
허망이 허공을 맴돌고
사마귀 톱날앞다리가
메뚜기 등짝을 갈고리 질 하는데
개구리 눈동자가 번득인다
내 생명줄은
명주실처럼 질길 것으로만 알고
그 실오락지 가늘고 낡아 가는 것을 모른다
20090807 金淵湜印 佳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