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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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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문화실] [탱화와 후불도] 현왕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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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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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中壇) 탱화에 속하는 현왕탱화(現王幀畵)는 일반적으로 사찰 법당 안의 현왕단(現王幀壇)에 모시기도 하고 약사전(藥師殿) 등에 모시기도 한다.현왕탱화는 사람이 죽어서 3일 후에 받는 심판을 주재하는 명간교주(冥間敎主) 현왕여래를 중심으로 주위에 명계중(冥界衆)의 여러 존상이 도설 되어 있다. 따라서 현왕탱화의 내용은 현왕여래가 명계중과 더불어 인간의 사후에 심판을 관장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불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감을 주기도 하지만 신행적 의미에 있어서는 어떤 탱화보다도 친근하다 할 수 있는데, 즉 망자를 모셔 갈 때도 이곳에 현왕재를 올려 영가를 천도하기도 하고 또한 오랫동안 사경을 헤매면서 고통받는 자가 있을 때는 현왕님께 불공을 올리고 빠른 쾌유를 빌거나 사바인연이 참으로 다했으면 편히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곳도 바로 현왕단이다.
현왕탱화의 본존은 보현왕여래(普現王如來)인데, ‘현(現)’자와 ‘왕(王)’ 자를 따서 현왕여래라 하며 유래는, 부처님께서 염라대왕에게 수기하실 때 “미래세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니 호는 보현왕여래로 십호를 구족할 것이며 국토는 엄정하고 백복으로 장엄하며 보살이 가득하리라”는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豫修十王生七齎儀簒要)」 중 제5 염라대왕조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현왕여래는 미래의 부처님이시며, 현재는 ‘염라대왕’이시다.
염라대왕의 본지(本地)는 지장보살이다. 염라대왕의 본지가 지장보살이라 하는 것은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58에 “보살께서 지옥의 주인으로 모습을 나투시어 죄인에게 진리를 가르쳐 교화하신다(菩薩化現爲地獄至 以敎誨罪人)”는 내용과 『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 권1, 『대방광십륜경(大方廣十輪經)』 권1 등의 “지장보살께서 불가사의 하고도 견고한 서원력으로 범천·사대천·금수의 몸·지옥 옥졸의 몸·염라대왕의 몸 등을 나투시어 일체중생을 제도하신다.”는 내용에 근거한다. 따라서 지장보살이 곧 염라대왕으로 나투심이요, 염라대왕이 보현왕여래라는 등식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현왕탱화에 도설되는 존상은 현왕여래를 주존으로 좌보처에 대륜성왕(大輪聖王), 우보처에 전륜성왕(轉輪聖王), 그리고 판관(判官), 녹사(錄事), 사자(使者), 동자(童子) 등이 활기 넘치게 그려진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현왕탱화 중의 하나인 통도사 현왕탱화는 조화로운 권속들의 배치가 돋보이는데, 중앙에 현왕여래(①)가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계신다.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3일째 되는 날 올리는 현왕재의 본존으로 정의를 지키는 법왕(法王)이다. 「대일경소(大日經疏)」에는 “일체중생의 명근(命根)을 끊는다.”하였다. 명근이란 무시무종(無始無終)의 번뇌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현왕여래의 좌측에는 망자의 일체 업(業)을 펼쳐 보이는 대륜성왕(②)이, 우측에는 악을 위엄으로 굴복시키고 참회를 마친 자는 다시 선계(善界)와 인연을 지어주는 전륜성왕(③)이 시립해 있다. 이 좌우 협시의 옆에는 명계(冥界)의 일을 총괄하는 소임을 맡은 판관(④,⑤), 그리고 위로는 망자의 모든 삶[業]이 기록된 문서를 관장한다는 녹사(⑥,⑦)가 시립해 있다. 사자(⑧,⑨)는 망자의 영가를 현왕전에 데리고 오는 역할과 아울러 현왕의 모든 부름에 응하여 부촉받은 일을 수행한다. 현왕여래의 바로 옆에는 녹색 주머니를 든 동자(⑩)와 쟁반에 천도를 받쳐든 동자(⑪)가 있고 병풍 좌우에는 불보살의 덕을 표시하고 법요의 설법을 상징하는 번(幡)을 든 동자(⑫,⑬)기 시립해 있다.
이와 같이 현왕여래를 중심으로 원형의 군도형식을 취하는 현왕탱화는 어느 불화보다 각 존상의 표현이 자유롭고 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등이 하나의 단절이 아니라 밤과 낮이 합쳐져 하루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라는 가르침의 은유적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현왕탱화는 궁극적 가르침을 현현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해야 할 자율적 자기정진과 성찰을 통한 중도의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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