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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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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문화실] [탱화와 후불도] 독성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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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0,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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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각(獨聖閣), 또는 삼성각(三聖閣)의 독성단 주존은 나반존자(那畔尊者)이다. 빈두로(賓頭盧)존자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로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고 부처님의 수기를 받아 남인도 천태산에 머무르다가 말법시대(末法時代) 중생의 복덕을 위해 출현하시는 분이다.
존자는 원래 발치국(跋蹉國) 사람으로 어려서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으며 신통력이 남달리 뛰어 났다. 뒤에 부처님의 부촉을 받아 열반에 들지 않고 있으면서 말세 중생을 제도하고 공양을 받아 대복전(大福田)이 되었으므로 주세아라한(住世阿羅漢), 즉 세상에 머물러 있는 아라한으로 일컬어 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나한신앙은 8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하고 고려시대에는 기우(祈雨)와 구복(求福), 국난의 극복 등을 기원하는 나한재(羅漢齋)를 많이 봉행한 기록이 보인다. 특히 고려말의 이성계는 석왕사(釋王寺)에 나한전을 짓고 광적사(廣積寺)의 5백 나한을 옮겨 봉안하면서 5백일 동안 기도한 공덕으로 조선을 개국하였다. 그리하여 조선시대에는 다른 불교신앙의 쇠퇴와는 달리 나한 기도를 통해 복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어 나한신앙은 오히려 크게 성행하게 되었고 따라서 조선 초기의 여러 사찰에는 응진전(應眞殿)·나한전 등의 전각이 많이 세워지게 되었다.
이 독성각에는 드물게 나반존자상을 모시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독성탱화를 조성하여 봉안한다.
1897년에 조성된 화엄사(華嚴寺) 원통전(圓通殿)의 독성탱화를 보면 화사하고 아름다우며 즐거운 분위기가 넘쳐 흐른다. 산허리를 안개로 유현하게 처리한 배경 산수는 그 자체로서도 뛰어난 기량이 발휘되어 인물·산수·화조 등이 한 화면 안에 조화롭게 그려져 있다. 그러나 좀더 유심히 살펴보면 인자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나반존자의 주위에는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소원을 상징하는 여러 도상들로 가득차 있다.
천태산에서 구름과 소나무를 배경으로 유희좌로 앉아 계시는 희고 긴 눈썹의 나반존자(①)는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손에는 염주를 들고 계시는데 이는 독성청 유치(由致)에 나오는 “만약 누구라도 공양을 올리면 반드시 신통스러운 감응을 내리시어 구하는 것 모두 이루게 해 주시고 원하는 것 모두 이루어 주신다. (若伸供養之儀 必賜神通之鑑 有求皆遂無願不從)”는 내용의 시각적 표현이다. 나반존자의 좌측에는 진각거사(眞覺居士, ②)가 다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천도(天桃)와 찻그릇을 들고 있으면 우측의 선의동자(善衣童子, ③)는 불로초가 가득 담긴 망태기를 메고 있다. 배경은 유치의 내용대로, “은은한 산, 잔잔한 물 가에 한칸 난야(④)를 짓고 누웠다 앉았다 소요 하면서 활짝 핀 온갖 꽃과 지저귀는 새들 …(山隱隱, 水潺潺, 一間蘭若, 坐臥逍遙 花灼灼, 鳥南南 …)”의 표현인 동시에 영험이 큰 나반존자에게 공양을 올리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소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복합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바위(⑤)와 나비(⑥), 원추리(萱, ⑦)를 함께 그리는 것은 남아를 많이 두고자 했던 부인의 소원을 상징하며, 진각거사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호리병(⑧)도 역시 자손이 영원히 끊이지 않음〔子孫萬代〕을 의미한다. 천도(⑨)는 젊음을 표현하며 기러기 한 쌍(⑩)은 편안한 노후를 뜻하고, 장수(長壽)를 뜻하는 바위(⑪)에 붉은 등걸의 소나무(⑫)는 장수의 뜻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항상 천태산에서 홀로 선정을 닦으시며 열반에 들지 않으시고 만 중생의 복밭이 되어 주시는(恒居天台山上 獨修禪定 不入涅槃 爲作福田)” 나반존자의 주위에는 이런 의미의 상징적 도상이 시각적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도설되어 있다.
그러나 권능으로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는 나반존자의 성격은 엄하고 무섭다. 기도하는 이는 마땅히 목욕재계하여야 함은 물론 공양물도 법답게 갖추어 지극한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나반존자에 대한 철저한 기도의 자세는 곧 자기 자신에 대한 투철한 인식이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지극한 정성을 올릴 때 자기의 업(業)을 초월하게 되고 아울러 일체의 소원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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