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 안에서 본존인 상단에 참배하고 나면 다음은 일체의 호법선신이 함께 모셔져 있는 신중단에 예를 갖추게 된다.
석존께서 출가수행을 하신 지 6년쯤 되는 납월 초여드레(음 12월 8일) 마갈 타국의 법보리도량에서 정각을 이루시고 난 후 3·7일에 걸쳐 「화엄경」을 설하셨다. 이에 법보리도량은 장엄되고 빛났으며 수많은 대보살과 대중과 세간의 주인들이 권속과 함께 운집하여 경하하고 법문을 들었으며 석존의 위신력을 자신의 근기대로 친견하고 부처님의 세계를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이에 운집한 대중 가운데 모두 39위의 신중님이 계셨는데 그 명위(名位)는 다음과 같다.
금강신(金剛神), 신중신(身衆神), 족행신(足行神), 도량신(道場神), 주성신(主城神), 주지신(主地神), 주산신(主山神), 주림신(主林神), 주약신(主藥神), 주가신(主稼神), 주하신(主河神), 주해신(主海神), 주수신(主水神), 주화신(主火神), 주풍신(主風神), 주공신(主空神), 주방신(主方神), 주야신(主夜神), 주주신(主晝神), 아수라왕(阿修羅王), 가루라왕(迦樓羅王), 긴나라왕(緊那羅王), 마후라가왕(摩喉羅伽王), 야차왕(夜叉王), 용왕(龍王), 구반다왕(鳩槃茶王), 건달바왕(乾撻婆王), 월천자(月天子), 일천자(日天子), 제석천왕(帝釋天王), 야마천왕(夜摩天王), 도솔천(兜率天), 화락천(化樂天),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 대범천왕(大梵天王), 무량광천(無量光天), 변정천(偏淨天), 광과천(廣果天), 대자재천왕(大自在天王) 등이다. 이들 신중은 화엄법회에 동참하여 불법에 귀의함은 물론 불법의 호지(護持)를 서원함으로 해서 ‘화엄신장’ ‘화엄성중’ ‘호법선신’ ‘옹호성중’이라는 이름의 성중으로 불리우게 되고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된다. 104위 신중은 불교가 토착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앞서 말한 39위 성중(聖衆)에 포함된 이른바 발전된 형태의 신중이다.
위의 신중은 중단 신앙으로서 다양한 신중탱화가 조성되었는데 구체적인 도상 해설은 조선조 후기에 조성된 송광사(松廣寺) 대지전(大智殿)의 신중탱화를 살펴 보면서 이야기해 보자. 먼저 상부에는 대범천왕(1)과 제석천왕(2)이 나란히 합장하고 있다. 대범천왕은 이른바 범천권청(梵天勸請)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우주의 생성을 주관하며 제석천왕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대표적인 천부의 주존이다. 제석천왕은 강한 힘의 신들 중에 제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석존께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범천과 함께 설법을 요청하였었다. 수미산 정상의 도리천을 다스리는데 부처님의 감화를 입어 불교에 귀의한 뒤 정법을 수호하고 부처님과 그 제자를 옹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분이다. 제석천왕의 옆에는 번뇌의 열을 식히는 청량한 빛을 가진 월궁천자(3)가 있고 그 옆에 천녀(4)와 천동(5~6) 이위(二位)가 시립해 있다. 제석천왕의 옆에는 어둠을 지우는 새벽의 모습으로 인간에게 부(富)를 가져다준다는 일궁천자(7)와 옆의 천녀(8) 그리고 이위의 천동(9~10)이 마찬가지로 시립해 있다. 아래쪽 중앙에는 동진보살(11)이 배치되었다. 동진보살은 위태천신(韋天神)또는 위타장군(葦陀將軍)이라고도 하는데 4부(四部)의 근심을 덜어주고 3주(三洲)를 옹호한다. 동진보살 우측의 염마라왕(12)은 유명계를 지배하며, 복덕대신(13)은 오복을 관장하는 신이다. 주산신(14)은 높고 움직임이 없는 산처럼 동요함이 없는 지혜에 비유되며 조왕(15)은 부엌을 지키는 신으로 인간의 선악을 관찰한다. 가람신(16)은 절과 일체의 스님을 수호하는 신이다. 동진보살 좌측의 사갈라용왕(17)은 한 생각에 여러 가지 중생신을 나타낼 수 있으며 비를 내리게 한다. 호계대신(18)은 부처님의 계를 받은 사람들을 옹호하는 선신이며, 도량신(19)은 삼보의 도량의 더러움을 없애고 또한 지키는 신이다. 그리고 1위의 천동(20)이 시립해 있다.
「화엄경」의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에서의 신중은 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정각을 이루신 석존을 찬탄하고 있으니 그 내용은 발심한 보살이 거쳐야 하는 10주(住), 10행(行), 10회향(廻向), 10지(地)로서 곧 석존께서 정각을 이루시기까지의 과정이다. 따라서 이들 신중은 그 수행과정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므로 신행자들이 알아야 하는 바른 신중기도법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기를 발원하고 정진하는 것이다. 그때에라야 신중님의 환희로운 옹호를 받고 아울러 가피를 입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