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7-14 14:00
[사찰문화실] [탱화와 후불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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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佛畵)의 신행적 이해의 그 첫 번째로 영산회상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봉안한 대웅전에 모셔지는 불화다. 석가모니 부처 님에 대한 많은 존칭 가운데 하나인 대웅(大雄)은 산스크리트어의 마하비라(Mahavira)를 번역한 말이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시는 정경을 묘사한 것이므로 법화경변상도라고 할 수도 있다.

영산회상이란 좁은 의미로는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신 법회 모임을 말하고 넓은 의미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설 또는 불교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불교의 상징적인 표상이기도 하다. 법화경의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에 ‘상재 영취산(常在靈鷲山 , 영취산에 상주하심)’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입멸을 보이셨을 뿐이며(方便現涅槃而實不滅道),영취산에 상주하시면서 법을 설하고 계신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영산회상은 곧 법의 모임, 진리의 모임이므로 대웅전에 들어선 우리도 이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산회상 법회의 동참대중인 것이다.

대웅전 후불탱화인 영산회상도의 중앙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그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비롯한 팔대보살·십대제자·대범천·제석천·사천왕·팔부중·화불(化佛) 등이 그려진다.

대개의 조선시대 불화에는 이같이 기본적인 구도가 충실히 지켜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각 존사의 대표격으로만 줄여서 그려지기도 한다. 즉 10대제자는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만의 2대제자로 간략화 되고 8대보살은 문수·보현의 양 협시보살만으로 그리고, 여기에 사천왕을 그려서 법화경의 변상을 압축하여 조성하기도 한다.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여천 흥국사의 영산회상도를 예로 도해하면 다음과 같다. 즉 1 석가모니불, 2 문수보살, 3 보현보살, 4 미륵보살, 5 제화갈라보살, 6 대범천왕, 7 제석천왕, 8 가섭존자, 9 아난존자, 10 사리불존자, 11 수보리존자, 12 부루나존자, 13 목건련존자, 14 비바시불, 15 시기불, 16 비사부불, 17 구류손불, 18 구나함모니불, 19 가섭불, 20 용왕, 21 용녀, 22 긴나라, 23 가루라, 24 사두(나찰), 25 상두(야차), 26 아수라, 27 마후라, 28 동방지국천, 29 북방다문천, 30 남방증장천, 31 서방광목천 등이다.

주존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수미산 꼭대기에 앉아 자비와 지혜의 광명을 발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수미단에 앉아 계신다. 여러 불상 중에서 무슨 부처님인지는 결인(結印)으로 구별하는데, 결인은 산스크리트어 무드라(mudra)의 번역으로 인상(印相)· 인계(印契)· 수인(手印)이라고도 한다. 이 결인은 불보살님의 깨달음 또는 서원을 손 모양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영산회상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결인은 도판에서와 같이 주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인데, 이는 좌선할 때의 손모양에서 오른손을 풀어서 오른쪽 무릎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행을 방해하는 모든 마군의 유혹을 물리치고 성취한 정각(正覺)을 지신(地神)이 증명하였다는 의미다.

그리고 협시보살로는 부처님의 반야지(般若智)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부처님의 광대한 자비행원을 상징하는 보현보살,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를 받으면서 수행하다가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授記)를 받은 미륵보살과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다소 생소한 제화갈라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전생에 선혜(善慧)라는 이름으로 수행을 하고 몸과 마음을 바쳐 자비행을 닦을 때 부처가 되리라고 수기를 내리신 연등부처님의 보살형이 곧 제화갈라보살이다.

이 역시 과거·현재·미래를 통해 설해지는 진리와 함께 시간을 달리하면서 중생을 교화하시는 부처님의 자비를 상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방의 법계에서 부처님의 법을 증명하고 찬탄하시는 과거 칠불 및 많은 분신불들, 불심(佛心, 즉 禪)을 상징하는 가섭존자와 불어(佛語, 즉 敎)를 상징하는 아난존자를 비롯한 불제자, 불법(佛法)과 구도인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인 사천왕과 팔부신중 등 수많은 대중들이 영산회상 법회의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구성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는 것이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영산회상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