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입전수수(入纏垂手;저자에 들어가 중생을 돕다.)
가슴을 풀어헤치고 맨발로 저자에 들어가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 가득 함박웃음
신 선의 비법 따윈 쓰진 않아도
그냥 저절로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우는구나.
저잣거리에 들어가 온몸을 드러내 세속의 중생과 함께 하니, 이는 바로 성인의 풍모이네 고 목에 꽃을 피우는 것만이 아니라 앉아 눕고 나아가는 하나하나가 참이네.
입전수수는 중생제도를 위해 자루를 들고 자비의 손을 내밀며 중생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렸다. 즉 이타행(利他行)의 경지에 들어 중생제도에 나선 것을 비유한 것이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면 원은 최초로 돌아 옴으로써 완결된다. 사람이 세상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세상에서 끝을 맺어야만이 완전해진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출 발했다. 여행을 마친 후 성취하게 된다면 세상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는 것을 입전수수에서 는 다시 마을로, 중생들 속으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세상은 출발하는 곳임과 동시 에 끝맺는 곳이기도 하다. 그 동안 우리는 심우도를 보면서 내면으로의 여행, 자기 완성으로 가는 노정을 확인해 보았다. 심우도의 각 단계가 비단 초월적인 궁극적 경계에만 굳이 국한 시키지 않더라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완성해가는 단계와도 상통하고 있다. 따라서 위로 는 깨달음이라는 것에서부터 아래로는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의지력을 현실적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즉 주변에서 그 중심에 이르는 가르침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인욕과 정진력을 통해 성취했을 때 사찰 전각의 벽에만 갇혀 있던 소가 싱싱하게 살아 뛰어 활구(活句)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