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7-14 13:53
[사찰문화실] [심우도] 8.인우구망 (人牛俱忘)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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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인우구망 (人牛俱忘: 소와 사람, 둘 다 잊다)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 모두 비어 있으니
푸른 허공만 아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구나
붉은 화로의 불이 어찌 눈(雪)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
본심(本心)의 바다 위에 한 점 티끌도 없고, 한 조각의 물결도 없네.


수행도 깨달음도 자기도 세계도 없으니, 어찌 붓을 들겠는가? 만 가지 분별이 붉은 화로 위의 한 점 눈이라 한 티끌의 그림자도 남기지 않네.

여덟 번째인 인우구망에는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다.
소도 소를 찾는 이도 없다.
채찍, 고삐, 소, 사람 이 모두가 사라져 버리고 텅비었을 뿐이다.
그래서 인우구망의 경지를 나타내는 그림은 속에 아무 것도 없는 일원상(一圓相)이다.
즉 정(情)을 잊고 세상의 물(物)을 버려 공(空)에 이르렀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내 밖에 찾아야 할 무엇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이 바로 내가 여태껏 찾아 헤매왔던 그것이었다.
찾는 자가 찾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삶 그것이 목적이었다.

일원성이 나의 본성(本性)이며 모든 것과 하나였다.
이것의 이름이 공(空)이었으며 한계가 없는 우리의 근원이었다.
십우도가 말해 주는 모든 것은 불성, 또는 참나를 찾는다는 것은 관념적인 것이 아닌 실존적인 것이라는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주워 모은 정보나 이미 주어진, 공식화되고 화석화된 해답이 아니라 또는 경전에서 빌어 온 것조차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솟아오른 해답만이 깨달음의 상태로 이끌 수 있음을 설하고 있다.

석두(石頭 ; 700 ~ 790) 스님에게 제자인 도오(道吾) 스님이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네가 그것을 스스로 경험해 보지 않고는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이 곧 이를 말한다.
어떤 주어진 해답이 아닌 하나의 깨달음, 하나의 실존적인 경험이 자기 존재의 중심에 이르는 길임을 십우도는 시각화된 언어인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