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견우(見牛: 소를 보다)
노란 꾀꼬리 가지 위에서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부드러운데
강가 언덕엔 푸른 버들
이곳을 마다하고 어디로 갈거나
늠름한 쇠뿔(頭甬)은 그리기가 어려워라
견우(見牛). 밀양 표충사 벽화
지저귀는 노란 꾀꼬리, 봄바람에 살랑 거리는 푸른 버들, 물을 벗삼는 아리따운 물새, 모두 법문을 설하고 있지 않는가? 산은 흰 구름을 두르고 물은 달을 담았으니 하나하나가 소의 오묘한 자태라서 붓으로 표현할 수가 없구나.
견우, 찾아 나섰던 소를 보았다. 즉 진심(眞心)을 보았다. 실상은 내가 소를 보았다기보다도 소가 그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가 곧 자신이라 한다면 찾는 자가 바로 찾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벽화로 표현된 ‘견우’는 화사한 채색으로 그려져 있다. 우측 근경에 비스듬이 자리잡은 바위의 표현 너머에 홍의(紅衣)의 동자가 우측 숲에 반쯤 모습을 드러낸 소를 보고 있으며, 그 숲 뒤로 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십우도는 이렇게 아름다운 산수를 배경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벽화를 보면 어떤 것은 소머리 부분이 그려진 경우가 있고 어떤 것은 소꼬리 부분이 그려진 경우가 있다.
전자는 게송의 ‘두각(頭角)’이라는 표현에 의거하여 그린 것이고, 후자는 ‘그리기가 어려워라’라는 게송의 내용에 따라 소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려진 부분이 이렇게 다르긴 해도 그 뜻에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
글· 최성규 / 한국전통불교회 불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