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리(舍利)
인도의 전통 장법(葬法)은 화장(火葬:다비)이며, 사리는 화장 후에 나오는 신골이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화장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으나, 불사리(佛舍利)에 대한 기적담 등으로 사리에 대한 신앙은 강했다.
넓은 의미에서, 사리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법신사리(佛經), 스님들의 유골인 승사리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리는 불교의 참된 수행에서 오는 구슬 모양의 유골로 이해된다. 사리는 일명 신골(身骨)이라고도 한다. 형태에 따라 전신사리(全身舍利)와 쇄신사리(碎身舍利)로 나누어지는데, 전신사리는 시신 전체를 신앙적으로 높여 부르는 이름이고, 쇄신사리는 다비(화장)한 후에 나오는 신골을 가리키므로, 일반적인 용어로서의 사리란 쇄신사리를 일컫는다. 쇄신사리는 황금색 분말에서부터 유리구슬과 같은 투명한 사리 등 다양하다. 크기와 색깔은 다양하나, 대개는 오색영롱한 콩알만한 크기이다. 흔히 성생활을 하지 않고 참선만을 해온 스님들이나 재가불자들을 다비할 때 일반인들과는 달리 사리가 나오는 예가 많다.
불교경전에 따르면, 석가모니는 사후 8말4되의 사리를 남겼는데, 당시의 도량형의 기준을 파악할 수 없으나 상당한 사리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가모니의 사리는 8개 부족국가가 나누어 탑을 건립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진흥왕 10년(549년)에 중국 양나라에서 사신이 불사리를 갖고와 흥륜사에 탑을 세워 봉안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선덕여왕 14년(645년)에는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석가모니의 불정골(佛頂骨)과 치아사리를 가지고 귀국해서 사리는 황룡사 9층탑에 봉안하였으며, 불정골은 오대산 상원사 중대에 봉안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석가모니 사리를 양산 통도사, 정선 정암사, 영월 사자암, 설악산 봉정암 등지 에 사리탑을 세우고 봉안하였는데, 이곳을 따로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선산 도리사를 비롯하여 최근 사리탑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많은 곳에서 사리가 발견되었다. 근래와서 남방불교국과 교류가 왕성해지면서 곳곳에 석가모니 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세워지고 있다. 적멸보궁에는 법당 안에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있다.
사리는 주로 1층이나 3층 탑신에 사리공을 뚫어서 봉안하는데, 옥개석에 봉안하는 예도 있다. 사리공 안에는 사리를 담는 사리장치(사리함)를 두는데, 사리함 외형은 사각과 원형의 예가 가장 많은데, 그 모양은 뚜껑 달린 상자 모양이다. 주로 청동이나 자기 및 속재로 만들어지는 사리함은 내함과 외함이 있는데, 그 안에는 사리 뿐만 아니라 경전, 가락지, 거울, 불상, 구슬, 약통, 가위, 엽전 등도 봉안한다. 사리감(舍利龕)은 사리 외함의 일종으로, 외형은 집 모양을 하고 있으며, 탑의 내부나 초석에 설치한다. 선림원지 삼층석탑이나 봉화 서동리 석탑에서 보듯이 탑의 사리공이나 심초석 아래에 흙이나 납석으로 만든 작은 탑과 불상들을 봉안하기도 하였다.
사리는 석가 이후 탑을 만들어 봉안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부도를 세워 봉안한다. 석가모니의 사리를 신앙적인 용어로 진신사리(眞身舍利)라 일컬으며, 일반적으로 사리탑은 석가세존의 사리를 봉안한 것이고, 부도탑은 그의 제자나 스님들의 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기록으로는 71년 입적(열반)한 청담스님이 8개, 송광사 조실로 있던 구산선사가 53개, 얼마 전에 입적한 성철스님은 110개의 사리를 남겼다. 그러나, 사리의 많고 적음은 수행의 정도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근세 고승인 백용성이나 경봉스님은 사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조선초 이성계가 하륜(河崙)에게 사리에 대해서 묻자, 하륜이 ‘정기가 모인 것으로, 정신을 수련하면 생긴다’라고 답하자, 이성계는 ‘바다에 사는 조개에서도 구슬이 생기는데, 조개한테 무슨 도(道)가 있어서 생기겠느냐’며 웃었다는 기록이 있다.
사리의 정체는 아직 현대과학으로 풀리지 않고 있으나, 일부 의학자들은 결석(또는 담석)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증의 담석환자를 화장했을 때 사리가 나오지 않아 이 또한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러한 과학적 규명과는 상관없이 불교인들은 사리를 신앙의 대상인 성물로 여겨 받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