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탑
초기의 대표적인 백제 석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부여 정림사지 석탑이다. 이 석탑들은 우주와 탱주가 사다리꼴에 가까운 엔타시스(배흘림)를 보여주고 있어 이채롭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은 1층 탑신 4면에 출입문이 있으며, 내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탑 중심부에 심주(芯柱)가 있어서 이 탑이 불전(佛殿)의 기능까지 겸했던 전대의 탑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미륵사지 석탑에 있었던 출입문이 나중의 석탑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탑의 크기가 축소된 데도 그 원인이 있으나, 탑에서의 불전의 기능이 축소된 때문이다.
이들 백제 초기의 석탑은 목탑의 영향을 받아서 부재(部材)의 개체수가 비교적 많았는데, 이는 탑의 규모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이 시기의 탑들은 목탑의 영향으로 후대의 탑에 비해 기단부가 작고 낮은 공통점이 있다. 옥개석도 얇고 크며 경사도 거의 없다. 옥개석 받침이 옥개석과는 별석으로 되어있으며, 우주(귀기둥)도 탑신과 별석으로 되어 있는 것은 신라 석탑과 크게 다른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