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전(冥府澱)
사후의 저승세계(幽冥界)를 옮겨놓은 전각이다. 명부전은 조상의 극락 천도를 위한 전각으로, 중국 도교사상과 유교의 제의가 불교와 습합하여 생긴 것이다. 명부전은 승주 송광사나 안성 칠장사처럼 대개 대웅전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으나 더러 해인사처럼 왼쪽에 있는 경우도 있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상이 주불로 봉안된 까닭으로 일명 지장전 이라고도 하며, 저승의 심판관인 염라대왕 등 10왕을 봉안하고 있다 하여 일명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지장보살은 삭발한 스님의 모습 또는 두건을 쓴 모습이 대부분이며, 입상은 왼손에 석장(錫杖:육환장)을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있다.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을 협시로 하고 있다. 후불탱화로는 소재회상도(消災會上圖)를 봉안한다. 현존하는 시왕도(十王圖)는 모두 조선시대의 것으로 당시의 사회상을 희화한 것들이 많다. 시왕들은 대개 오량관을 쓰고 있으나, 염라대왕만은 면류관을 쓰고 있거나 머리에 책을 이고 있는 모양이다.
시왕들의 모습은 능묘의 문인석과 흡사하다. 시왕 중에는 염라대왕도 포함되어 있는데, 대개의 염라상은 머리에 책을 이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시왕 외에도 판관이나 녹사 등의 상을 배치하기도 한다. 좌우에는 부월(釜鉞)이라는 도끼를 든 일직사자와 월직사자가 서 있다. 이 두 사자를 흔히 저승사자라고 하는데, 망자를 저승으로 잡아오는 역할을 한다.
명부전은 저승을 옮겨다놓은 전각이므로 분위기가 칙칙하다. 사람은 죽으면 모두가 시왕 앞에 끌려간다. 심판하는 시왕은 태어난 육십갑자에 따라 각각 다르다. 한 시왕이 여섯 갑자씩 나누어 치죄를 한다. 그래서 동갑네기는 같은 왕에게 심판을 받도록 돼 있다. 그래서 살아있는 자들은 죽은 자들을 위해 49재․백재․소상․대상 등 네 차례 이곳을 찾아와 시왕에게 망자의 명복을 기원한다. 시왕이 들고 있는 두루마리는 죽은 자의 죄를 기록한 것이다. 두루마리가 무거울 수록 죄 또한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