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보안장자(普眼長者)
선재동자는 보문성으로 보안장자를 찾아가 보살도를 묻자, 장자가 말씀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병을 안다. 풍병.황달.해소.
열병.귀신과.독충.수재. 화재로 인해 생기는 온갖 병을 모두 방편으로 치료한다.
누구든지 병이 있는 이가 내게 오면 다 치료하여 낫게 하며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한다.
그런 뒤에 그들에게 알맞는 법을 말해준다.
탐욕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관을 가르치고, 미워하고 성 잘 내는
이에게는 자비관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이에게는
여러 가지 법의 모양을 분별하도록 가르친다.
그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대비의 생각을 일으키게 하려고 생사의 무량 고통을 나타내며
공덕을 중장케 하려고 한량없는 복과 지혜 모으는 것을 찬탄하고
큰 서원을 세우게 하려고 모든 중생 조복하는 것을 칭찬하며,
보현행을 닦게 하려고 보살들이 모든 세계에서 온갖 겁 동안에
여러 가지 행 닦는 것을 설한다.
그들로 하여금 부처의 거룩한 모습을 갖추게 하려고 단바라밀
(檀波羅蜜)을 칭찬하며, 부처의 깨끗한 몸을 얻어 온갖 곳에 이르게
하려고 시바라밀(尸波羅蜜)을 칭찬하며, 부처님의 청정하고
불가사의한 몸을 얻게 하려고 인바라밀(忍波羅蜜)을 칭찬하며.
여래 이길 이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칭찬하며, 청정하고 같을 이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선바라밀(禪波羅
蜜)을 칭찬하며, 여래의 청정하 법신을 드러내게 하려고 반야바라밀
(般若波羅蜜)을 칭찬한다.
그들에게 세존의 청정한 색신을 나타내게 하려고 방편바라밀(方
便波羅蜜)을 칭찬하며. 중생들의 위하여 모든 겁에 머물게 하려고
원 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
세계를 지나가게 하려고 역바라밀(力波羅蜜)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기쁘게 하려고 지바라밀
(智波羅蜜)을 칭찬하며, 끝 가지 깨끗하고 묘한 몸을 얻게 하려고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을 아주 떠날 것을 칭찬한다.
이와 같이 보시하여 각각 돌아가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또 여러 가지 향을 만드는 중요한 법을 안다.
그 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소원이 만족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널리 부처님을 뵙고
환희케 하는 법문( 令一切衆生普見諸佛歡喜法門)’만 알 뿐이다.보살
마하살의 무량공덕행은 남쪽 다라당성(多羅幢城)의 무염족왕(無厭
足王)에게 가서 물을 지니라.
18.무염족왕(無厭足王)
선재동자는 점점 남쪽으로 가서 다라당성에 다다랐다.
무염족왕은 나라연 금강좌에 앉았으며 그 앞에는 십만 군졸이 있었다.
많은 중생들이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목숨을 살해하거나 유부녀를 간통
하거나 삿된 소견을 내었거나 원한 탐욕 질투를 품었거나 하여
그러한 나쁜 짓을 저질렀으면, 몸에 오랏줄을 지고 왕의 앞에 끌려오
며 저지른 죄에 따라서 형벌이 가해지는 것이었다,
손과 발을 끊기도 하고 귀와 코를 베기도 하고 눈을 뽑고 머리
도 찧으며 가죽을 벗기고 타는 불에 지지기도 하여 고통에 한량
없으니 부르짖고 통곡하는 형상이 중합대지옥(衆合大地獄)과 같았다.
선재동자는 이것을 보고 ‘나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보살
행을 구하고 보살도를 닦는데, 이 왕이 선한 법은 하나도 없고 큰
죄업을 지으며 중생을 핍박하여 생명을 빼앗으면서도 장래의 나쁜
길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떻게 여기서 법을 구하며 대비심을
내어 중생을 구호하겠는가 ’라고 생각하였다.
그때에 공중에서 ‘마땅히 보안장자의 가르침을 생각하라 ’는 말이
들려왔다. 선재동자는 그 말을 듣고 왕의 앞에 엎드려 보살도를 물었다.
그러자 왕은 일을 마치고 선재동자의 손을 잡고 궁중으로 들어가서 함께 앉았다.
왕은 선재에게 궁전을 보라고 하면서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만일 참으로 악한 업을 짓는다면 이런 과보와 이런 육신과
이런 권속과 이런 부귀와 이런 자유자재함을 얻었겠는가.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환과 같은 해탈(菩薩如幻解脫) ’을 얻었다.
선남자여, 나의 국토에 있는 중생들은 살생하고 훔치고 내지 삿된
소견을 가진 이가 많아서 다른 방편으로는 그들의 나쁜 업을 버리게 할 수 없다.
나는 저런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나쁜 사람으로 화하여
여러 가지 죄악을 짓고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이다.
그리하여 중생들이 보고서 무서운 마음을 내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겁나는 마음을 내어 그들이 짓던 모든 나쁜 업을 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려는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교묘한 방편으로써 중생으로 하여금 열
가지 나쁜 업을 버리고 열 가지 착한 도를 행하여 구경에 쾌락하고
편안하며, 필경에 온갖 지혜의 지위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다.
나의 몸이나 말이나 뜻은 지금까지 한 중생도 해친 일이 없다.
내 마음에는 차라리 미래에 무간고를 박을지언정 잠깐만이라도 모기
한 마리 개마 한 마리도 괴롭게 하려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사람은 복전(福田)이니 모든 선법(善法)을 능히 내는 까닭이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여환(如幻) 해탈만 얻었다.
여기서 남쪽으로 묘광성(妙光城)에 대광왕(大光王)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19. 대광왕(大光王)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지식 법문을 생각하며 남쪽으로
가서 묘광성의 대광왕을 찾아 보살도를 물었다.
왕이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인지한
당기의 행을 닦으며, 그것을 만족하였다.
나는 한량없는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을 묻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닦아서 장엄하였다.
나는 이 법으로 왕이 되고 이 법으로 가르쳐,
내 나라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나에게 두려워함이 없다.
선남자여, 이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들로서 대승의
뜻을 내었으며, 마음의 욕망을 따라서 보는 것이 같지 않다.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어떤 이는 성이 넓다고 보며,
흙과 자갈로 땅이 된 것이라 보기도 하고 여러 보배로 장엄한 줄로 보기도
하며, 흙을 모아 담을 쌓은 줄로 보기도 하고 보배로 쌓은 담이 둘리었다고 보기도 한다.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그 마음이 청정하고 일직이 선근을
심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발심하여, 온갖 지혜의 길로 나아갈 마음을
내어서 온갖 지혜로써 구경처를 삼거나, 또는 내가 과거에 보살 행을 닦을 때에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면, 곧 이 성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
하였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더러운 줄로 본다.
선남자여, 이 국토에 잇는 모든 중생들이 오탁 악세에서 나븐 짓을
하기 좋아하므로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호코자 하여
‘보살의 크게 인자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주는
삼매문(菩薩大慈爲首隨順世間三昧門)’에 들어가게 한다.
이 삼매에 들어가는 때에는 중생이 가졌던 무서워하는 마음, 해롭게 하는 마음,
원수로 생각하는 마음, 다투는 마음들이 모두 소멸된다.
왜냐면, 보살들의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주는 삼매에 들어가면
으레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스스로 마땅히 보게 되리라.
그때에 대광왕이 이 삼매에 들어가니, 그 성의 안팎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일체 중생이 왕에게 예배하고 공경 공양하였다.
다시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크게 인자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주는 삼매문(菩薩大慈爲首隨順世間三昧門)’만 알 뿐이다.
여기서 남쪽 안주(安住)성에 부동(不動)우바이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도를 묻도록 하라.
20. 부동우바이(不動優婆夷)
선재동자는 남쪽으로 안주성에 이르러 부동우바이를 찾았다.
부동우바이는 처녀로 집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많은 친족들에게
묘한 법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동우바이의 집에는 금빛 광명이 두루 비치는데,
이 광명을 받는 이는 몸과 뜻과 청량하였다.
선재동자는 광명이 몸에 비침에 곧 오백 가지 삼매의 문을 얻었다.
그때 선재동자가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였다.
이 여인의 몸은 자유자재하여 헤아릴 수 없으며, 빛깔과 용모는
그와 같을 이가 이 세상에 없고 광명은 사무치게 비추어 그를 장애할 것이 없어서
중생들을 위하여 많은 이익을 지으며, 털구멍에서는 묘한 향기가 항상 나오고,
권속이 그지없고, 궁전이 제일이며, 공덕이 깊고 넓어서 끝 닿은 데를 알 수 없었다.
선재동자는 환희한 마음을 내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보살도를 묻는 선재동자에게 부동우바이가 말씀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꺽을 수 없는 지혜장 해탈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견고하게 받아 지니는 수행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근 법에 평등한 모두 지니는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밝히는 변재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구하여
싫어함이 없는 삼매의 광명문(求一切法無厭足三昧光明門)’을 얻었노라.
선재동자가 다시 보살의 꺽을 수 없는 지혜장해탈문과 내지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문의 경계가 어떠한지 물었다.
그것은 알기 어렵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간청하는 선재동자에게
부동우바이는 지난 세상 인연을 일러주었다.
지난 니구겁수비 부처님때 전수라는 국왕의 딸로서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은 이후
항상 부처님을 뵙고 보살의 온갖 법을 구하여 모든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장엄삼매문과 내지 만가지 삼매문에 들게 하였다.
부동우바이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에게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모든 법을 구하여 싫어함이 없는 삼매의 광명문
(求一切法無厭足三昧光明門)’을 얻어 모든 중생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여 기쁘게 할 뿐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큰 성 도살라(無量都菩薩)에 출가외도인 변행(遍行)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도를 묻도록 하라. 선재동자가 그의 발에 예배하고 떠났다.
21. 변행외도(遍行外道)
선재동자는 여러 나라를 지나서 도살라성에 이르렀다.
해가 질무렵 성중에 들어가서 상점과 골목과 네거리로 다니면서 변행외도를 찾았다.
성 동쪽에 있는 산꼭대기에 광명이 환하게 비치므로 산으로 올라가보니
변행외도가 산 위의 평탄한 곳에서 천천히 거닐고 있었다.
선재동자가 그 앞에 나아가 엎드려 절하고 보살도를 묻자, 변행외도가 대답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에 편안히 머물렀고
세간을 두루 관찰하는 삼매의 문을 성취하였고,의지한데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력을 성취하였고 넓은 문 반야바라밀을 성취하였노라.
선남자여, 나는 넓은 세간에서 가지가지 방소와 형상과 행과 이해로 온갖 길에 나고 죽어서
여러가지 소견에 빠진 중생들을 갖가지 방편과 지혜의 문으로 이익케 하노라.
변행외도는 다만 이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至一切處菩薩行門)’만을 알 뿐,
저 보살마하살들의 공덕행은 남쪽 광대국(廣大國)에서 향파는 장자(육香長者)인
우발라화(優鉢羅華)를 찾아가 묻도록 선재에게 일러주었다.
선재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물러갔다.
22. 육향장자(육香長者)
선재동자는 광대국에 이르러 육향장자를 찾아가 보살도를 물었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향을 잘 분별하여 알며, 모든 향을 조화하여 만드는 법을 안다.
이른바 모든 향. 사르는 향. 바르는 향. 가루 향이며, 이런 향이 나는 곳도 아노라.
그 모든 향과 향이 나는 곳에 대하여 말한 장자는 다만 ‘향을 화합하는 법(調和香法門)’만 알 뿐이며,
보살 마하살들의 청정한 행은 남쪽누각성(樓閣城)의 바시라(婆施羅) 뱃사공에게 가서 묻도록 하였다.
23. 바시라선사(婆施羅船師)
선재동자는 누각성에 이르렀다.
성문 밖 바닷가에 있으면서 장사하는 이들과 많은 대중에게 둘러 싸여서 바다의 일을 말하며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방편으로 일러주고 있는 그 뱃사공을 만나 보살도를 물었다.
선남자여, 나는 이 성이 바닷가에 있으면서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당기의 행(菩薩大悲幢行)’을 깨끗하게 닦았노라.
나는 염부제에 있는 빈궁한 중생들을 보고 그들을 이익케 하려고
보살의 행을 닦으며, 그들의 소원을 모두 만족케 한다.
먼저 세상 물건을 주어 마음을 채우고 다시 법의 재물을 보시하여
환희케 하며, 복덕의 행을 닦게 하고, 지혜를 내게 하고, 선근의 힘을늘게 하고,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보리의 원을 깨끗하게 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을 견고하게 하고,
생사를 없애는 도를 닦게 하고,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행을 내게 하고,
모든 중생바다를 거둬주게 하고, 모든 공덕바다를 닦게 하고, 모든 법 바다를 비추게 하고,
모든 부처바다를 보게 하고, 온갖 지혜의 지혜바다에 들어가게 한다.
나는 여기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바다에 있는 모든 것을 알아 중생들을 이익케 하며,
큰 배를 가지고 다니지만 한번도 실수한 일이 없다.
어떤 중생이 내 몸을 보거나 내 법을 들은 이는 영원히 생사의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고
온갖 지혜바다에 들어가서 모든 애욕에 바다를 말리고 지혜의 광명으로 세 세상 바다를 비추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고, 모든 세계바다를 빨리 청정케 하며,
시방의 큰 바다에 들어가서 모든 중생의 근성바다를 알고, 모든 중생의 수행바다를 순종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당기의 행(大悲幢行法門)’을 얻었으므로,
만일 나를 보거나 내 음성을 듣거나 나와 함께 있거나 나를 생각하는 이는 하나도
헛되지 않게 하거니와,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행이야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 가락성(可樂成)에 무상승(無上勝)장자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울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24. 무상승장자(無上勝長者)
선재동자가 가락성에 이르렀다.
무상승장자가 그 성의 동쪽 크게 장엄한 당기 근심없는 숲속에서
한량없는 장사하는 이들과 거사들에게 둘러 싸여 법을 설하고 있었다.
선재동자가 그의 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이미 내었도다.
나는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하는 문과
의지함이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한 힘을 성취하였노라.
선남자여, 어떤 것을 보살의 모든 곳에 이르는 문이라 하는가.
나는 이 삼천 대천세계의 욕심세계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서 법을 말한다.
그리하여 그른 법을 버리고, 다툼을 쉬고, 싸움을 제하고, 성냄을 그치고,
원수를 풀고, 속박을 벗고, 옥에서 나오고, 두려움을 없애고,살생을 끊으며,
내지 삿된 소견과 모든 악업을 모두 금하게 하며, 모든 착한 법을 순종하며 행하고,
모든 기술을 닦아 익히어 모든 세간에서 이익을 짓게 하며,
그들에게 갖가지 언론을 분별하여 환희심을 내고, 점점 성숙하게 하며,
외도를 따라서 훌륭한 지혜를 말하여 모든 소견을 끊고, 불법에 들어오게 훌륭한 법을 말한다.
이 삼천 대천세계에서와 같이 내지 시방세계에서도 나는 중생들에게 이런 법을 말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이 수행하는 청정한 법문(至一切處修菩薩行淸淨法文)’
과 의지함이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한 힘만 알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한량없는 공덕행이야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수나(輸那)라는 나라 가릉가숲(迦陵迦林)성에 사자빈신(師子頻申)비구니가 있다.
그대는 거기 가서 보살도를 묻도록 하라.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물러갔다.
25 .사자빈신비구니(師子頻申比丘尼)
선재동자가 그 나라에 이르러 사자빈신비구니를 두루 찾았다.
그 비구니는 승광왕(勝光王)이 보시한 햇빛동산에서 법을 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케 한다 고들 말하였다.
선재동자는 그 동산에 가서 두루 살펴보았다.
그리고 사자빈신비구니가 모든 보배나무 아래 놓인 사자 좌에 두루 앉아 있음을 보았다.
몸매가 단엄하고, 위의가 고요하며, 여러 감관이 조화하여 큰 코끼리 같고,
세상 법에 물들지 않음은 연곷과 같으며, 마음에 두려움이 없기는 사자왕과 같고,
깨끗한 계율을 보호하여 흔들리지 않음은 수미산과 같으며,
보는 이마다 서늘케 함은 묘한 향과 같고, 여러 중생의 번뇌를 덜어 줌은 설산에 있는
전단향과 같으며, 보는 중생의 괴로움이 소멸함은 선견약과 같고,
보는 이마다 헛되지 않음은 바루나 하늘과 같으며, 모든 선근을 길러 줌은 기름진 밭과 같았다.
낱낱 사자좌에 모인 대중도 같지 아니하고 말하는 법문과 각각 달랐다.
어떤 자리에는 정거천 무리가 둘러 앉았는데 대자재천자가 우두머리가 되고,
이 비구니가 말하는 법문은 다함이 없는 해탈이다.
어떤 자리에는 범천무리가 둘러 앉았는데, 애락범천왕(愛樂梵天王)이 우두머리가 되고,
이 비구니가 말하는 법문은 넓은 문이 차별하고 청정한 음성바퀴(普門差別淸淨言音輪)이다.
내지 어떤 자리에는 십지 보살들이 둘러 앉았는데,
이 비구니가 말하는 법문은 걸림없는바퀴며,
어떤 자리에는 금강저를 든 신장들이 둘러 앉았는데,
이 비구니가 말하는 법문은 금강지혜의 나라연 장엄이다.
선재동자가 보니, 이러한 여러 길에 있는 중생들로서
이미 성숙한 이와 이미 조복한 이와
법 그릇 될 만한 이들은 이 동산에 들어와서,
제각기 자리 아래 둘러 앉았는데 사자빈신비구니가
그들의 욕망과 이해함이 수승하고 못한 차별을 따라서 법을 말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였다.
왜냐하면 이 비구니는 넓은 눈으로 모두 버리는 반야바라밀문과,
모든 불법을 말하는 반야바라밀문과, 법계가 차별한 반야바라밀문과,
모든 장애를 없애는 바퀴 바야바라밀문과,
모든 중생의 착한 마음을 내는 반야바라밀문과,
훌륭하게 장엄한 반야바라밀문과, 걸림없는 진실한 광 반야바라밀문과,
법계에 원만한 밤야바라밀문과, 마음 갈무리 반야바라밀문과,
모든 것을 내는 광반야바라밀문에 들어갔으며, 이 열 가지 반야바라밀문을
으뜸으로 삼아 수없는 백만 반야바라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햇빛동산에 있는 보살과 중생들은 다 사자빈신비구니가 처음으로 권하여
마음을 내게 하였고 바른 법을 받고 지니고 생각하고 닦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한 이들이다.
이때 선재동자는 사자빈신비구니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한량없는 백천만 바퀴를 돌고는 합장하고 서서 보살도를 여쭈었다.
비구니는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온갖 지혜를 성취하는 해탈(成就一切智解脫)을 얻었노라.
선재가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온갖 지혜를 성취한다고 합니까.
선남자여, 이 지혜의 광명은 잠깐 동안에 세 세상 모든 법을 두루 비추느니라.
거룩하신 이여, 이 지혜의 광명은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비구니가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 지혜의 광명 문에 들어가서 모든 법을 내는
삼매왕을 얻었으며, 이 삼매를 인하여 뜻대로 태어나는 몸은 얻게 되었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중생을 보아도 중생이라는 분별을 내지 않으니, 지혜의 눈으로 보는 까닭이다.
모든 말은 들어도 말이라는 분별을 내지 않으니 마음에 집착이 없는 까닭이다.
모든 여래를 뵈어도 여래는 분별를 내지 않으니 법의 몸을 통달한 까닭이다
모든 법륜을 머물러 가지면서도 법륜이라는 분별을 내지 않으니 법의 성품을 깨달은 까닭이다.
한 생각에 모든 법을 두루 알면서도 모든 법이라는
분별을 내지 않으니 법이 환과 같음을 아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온갖 지혜를 성취하는 해탈(成就一切智解脫)’만 알 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행이야 어떻게 다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 험난(險難)국의 보장엄(寶莊嚴)성에 바수밀다(婆須蜜多)여인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26. 바수밀다여인(婆須蜜多女)
선재동자는 험난국의 보장엄성에 이르러 간 데마다 바수밀다여인을 찾았다.
성중의 어떤 사람은 그 여인의 공덕과 지혜를 알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동자는 여러 근이 고요하고 지혜가 명료하며, 미혹하지도 산란하지도 않으니,
그 바수밀다 여인에게 사랑하는 마음이나 뒤바뀐 마음이 없을 것이며,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거나 욕심을 내어서 이 여인에게 반하지도 아니 할 것이다.
이 동자는 마의 행을 행하지도 않고 마의 경계에 들어 가지도 않고
탐욕의 수렁에 빠지지도 않고 마의 속박을 받지도 아니하여,
하지 아니 할 것은 능히 하지 아니 할 것이거늘, 무슨 뜻으로 그 여인을 구하는가.
그 사람들 중에는 여인이 지혜가 있는 줄을 아는 이가 있어서
선재에게 바수밀다의 집이 성중의 저자 북쪽에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선재동자가 집을 찾아 살펴보니 크고, 훌륭하여 보배 등 갖가지로 장엄되어 있었다.
이때 선재동자가 그 여인을 보았다.
용모는 단정하고 모습이 원만하며, 살갗은 금빛이요,
눈매와 머리카락이 검푸르러 길지도 짧지도 않고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욕심세계의 사람이나 하늘로는 비길 수 없었다.
음성이 미묘하여 범천보다도 뛰어나며,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말을 모두 구족하여
알지 못함이 없었으며, 글자와 문장을 잘 알고 언론이 능란하며, 환과 같은 지혜를 얻어
방편의 문에 들어갔고 보배 영락과 장엄거리로 몸을 단장하고 여의주 관을 머리에 썼다.
또 한량없는 권속들이 둘러 모셨으니, 선근이 같고 행과 소원이 같고
복덕이 큰 갈무리가 구비하여 다하지 아니하였다.
그 때 바수밀다 여인의 몸에서 광대한 광명을 놓아 그 집의 모든 궁전을 비추니,
이 광명을 받는 이는 모두 몸이 서늘하고 상쾌하였다.
선재동자가 보살도를 묻자, 바수밀다녀는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탐욕의 즈음을 여읨(菩薩離貪際解脫)’이니라.
그 욕락을 따라 몸을 나타내노니 하늘이 나를 볼 때에는 나는 천녀의 형상이 되어
광명이 훌륭하여 비길 데 없으며 그와 같이 내지 사람이나 사람 아닌 이가 볼 때에는
나도 사람과 사람 아닌 이의 여인이 되어 그들의 욕락대로 나는 보게 하노라
어떤 중생이 애욕에 얽매여 나에게 오면 내가 법을 말함에, 그가 법을 듣고는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집착 없는 경계의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보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환희한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와 말하여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걸림없는 음성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내 손을 잡으면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모든 부처 세계에 두루 가는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내 자리에 잠깐만 올라와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해탈한 광명의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살펴보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적정하고 장엄한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의 활개를 뻗는 것을 보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이 외도를 굴복시키는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나의 눈 깜짝이는 것을 보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의 부처 경계 광명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나를 끌어 안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이 중생을 거두어 주고 떠나지 않는 삼매를 얻는다.
어떤 중생이 나의 입술을 빨아도 탐욕을 여의고 보살이 모든 중생의 복덕을 늘게 하는 삼매를 얻는다.
무릇 중생들이 나에게 가까이 하면 모두 탐욕을 여의는 데 머물러
보살의 온갖 지혜 앞에 나타나는 걸림없는 해탈에 들어가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탐욕의 즈음을 여읜 해탈(菩薩離 際解脫)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 행이야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 선도(善度)성에 비슬지라(비瑟지羅)거사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27. 비슬지라거사
그 때 선재동자는 점점 가다가 선도성에 이르러 거사의 집에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보살도를 여쭈었다.
거사가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열반의 즈음에 들지 않음(菩薩所得不般涅槃際)이라.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여래가 이미 열반에 드셨다거나, 여래가 지금 열반에 드신다거나,
여래가 장차 열반에 드실 것이라는 생각을 내지 아니한다.
나는 시방 모든 세계의 부처님 여래들이 필경에 열반에 드시는 분이 없는 줄 아노니,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일부러 보이시는 것은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전단좌여래의 탑 문을 열 때에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부처의 종자가 다함이 없음이라.
나는 생각마다 이 삼매에 들고 생각마다 모든 한량없이 훌륭한 일을 아느니라.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그 삼매는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거사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 삼매에 들고는 차례차례 이 세계의 부처님들을 다 뵈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들이 얻는 열반의 즈음에 들지 않는 해탈(菩薩不般 涅槃際解脫)’만 얻었을 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 행이야 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으로 보달락가산(補달洛迦山)에 관자재(觀自在)) 보살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그리고 게송을 말씀하였다.
바다 위에 산이 있고 성현들 많으며
보배로 이루어져 매우 깨끗하다
꽃과 과일나무들이 우거져 섰고
샘과 못과 시냇물이 갖춰 있도다
용맹한 장부이신 관자재보살
중생을 이익하려 이 산에 머무시니
그대는 가서 공덕 묻도록 하라
그대에게 큰 방편을 보여주시리라
28.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그 산에 이르러 관자재보살을 찾았다.
문득 바라보니, 서쪽 골짜기에 시냇물이 굽이져 흐르고 수목이 우거져 있으며
부드러운 향 풀이 오른 쪽으로 쏠려서 땅에 깔렸는데, 관자재보살이 금강보석 위에 결가부좌하고 있었다.
한량없는 보살들도 보석 위에 앉아서 공경하여 둘러 모셨으며,
관자재보살이 대자 대비한 법을 설 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게 하였다.
선재동자가 보고는 환희 용약하면서 합장하고 곧 대보살이 계신 데로 나아갔다.
그때 관자재보살은 멀리서 선재동자를 보고 말씀하였다. 잘 왔도다.
그대는 대승의 마음을 내어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고 여래의 지혜 광명에 편안히 머물러 있도다.
선재동자가 관자재보살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 여쭈었다.
보살이 말씀하였다.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가엾게 여기는 행의 해탈문(菩薩大悲行門)을 성취하였노라.
나는 보살의 크게 가엾게 여기는 행의 문으로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교화하여 끊이지 아니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대비행문을 머물렀으므로 모든 여래의 처소에 항상 있으며, 모든 중생들 앞에
항상 나타나서, 보시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기도 하고(布施攝), 사랑하는 말로써 하기도 하고 (愛語攝),
이롭게 하는 행으로써 하기도 하고 (利行攝), 같이 일함으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기도 하며(同事攝),
샌신을 나투어 중생을 거두어 주기고 하고, 가지가지 불가사의한 빛과 깨끗한 광명을 나타내어
중생을 거둬 주기도 하며, 음성으로써 하기도 하고, 위의로써 하기도 하며,법을 말하기도 하고,
신통변화를 나타내기도 하여, 그 마음을 깨닫게 하여 성숙케 하기도 하고,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함께 있으면서 성숙케 하기도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대비행문을 수행하여 모든 중생을 구호하려 한다.
모든 중생이 험난한 길에서 공포를 여의며, 번뇌의 공포, 미혹한 공포, 속박될 공포,
살해될 공포, 빈궁한 공포, 생활하지 못할 공포, 나쁜 이름 얻을 공포. 죽을 공포 여러 사람
앞에서의 공포 나쁜 곳에 태어날 공포 캄캄한 속에서의 공포, 옮겨 다닐 공포
사랑하는 이와 이별할 공포, 원수를 만날 공포, 몸을 핍박하는 공포, 마음을 핍박하는 공포,
금심 걱정의 공포를 여의어지이다 하노라.
또 원하기를 여러 중생이 나를 생각하거나 나의 이름을 일컫거나 나의 몸을 보거나 하면,
다 모든 공포를 면하여지이다. 하노라.
또 원하기를, 여러 중생이 나를 생각하거나 나의 이름을 일컫거나 나의 몸을 보거나 하면,
다 모든 공포를 면하여지이자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방편으로써 중생들의 공포를 여의게 하고,
다시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영원히 물러가지 않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대비행문(菩薩大悲行門)’을 얻었을 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 행이야 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그때 동방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정취(正趣)라, 관자재보살 처소로 오니,
관자재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정취보살이 여기 오는 것을 보는가.
선남자여,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29. 정취보살(正趣菩薩)
이때 선재동자는 가르침을 받들고 그 보살이 계신 데 나아가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보살도를 여쭈었다,
정취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넓은 문 빠른 행(普門速疾行)이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어느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으며, 떠나 오신 세계는 여기서 얼마나 멀며,
떠나오신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나이까.
정취보살이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이 일은 알기 어려우니라.
선남자여, 나는 동방 묘장(妙藏)세계의 보승생(普勝生)부처님 계신 데로부터 이 세계에 왔으며,
그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문을 얻었고, 거기서 떠난 지는 말할 수 없는 부처세계의 티끌수 겁을 지냈느니라.
낱낱 찰나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걸음을 걸었고,
낱낱 걸음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부처의 세계를 지나 왔는데,
낱낱 부처님 세계마다 모두 들어 가서 그 부처님께 아름다운 공양거리로 공양하였으니
그 공양 거리는 모두 위없는 마음으로 이룬 것이며, 지음이 없는 법으로 인정한 것이며,
여러 여래께서 인가한 것이며, 모든 보살이 찬탄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또 저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 마음을 다 알며 그 근성을 다 알고,
그들의 욕망과 이해를 따라서 몸을 나타내어 법을 말하는데, 광명을 놓기도 하고
재물을 보시하기도 하여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여 조금도 쉬지 아니하였노라.
동방에서와 같이 남.서 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에서도 그와 같이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넓은 문 빠른 행의 해탈(菩薩普疾行解脫)’ 얻었으므로
빨리 걸어 모든 곳에 이르거니와,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 행이야 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녀, 여기서 남쪽 (墮羅鉢底)성에 대천(大天)신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는지 묻도록 하라.
30. 대천신(大天神)
선재동자는 그 성에 이르러 대천 신에게 가서 보살도를 물었다.
대천신이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은 보기 어렵고 세간에 나오는 일이 드물어서 만나기 어려우니,
오직 몸과 말과 뜻에 허물이 없는 이라야 그 형상을 보고 그 변재를 들으며 항상 앞에 나타나시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해탈을 성취하였으니 이름이 구름 그물(雲網解脫)이니라
선재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구름 그물 해탈의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이때 대천은 선재동자 앞에 금 더미와 은 더미등을 수없이 나타내고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이 물건을 가져다가 여래에게 공양하여 복덕을 닦고 또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시바라밀을 배우고 버리기 어려운 것들을 버리게 하라.
선남자여, 내가 그대에게 이런 물건을 보여 주고 그대로 하여금 보시를 행하게 하듯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서도 그렇게 하며 이 선근으로써 삼보와 선지식에게 공양하고
공경하여 착한 법을 증장케 하고 위없는 보리심을 내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다섯 가지 욕락을 탐하여 방일 하는 이에게는 부정한 경계를 보여 주고,
성 잘 내고 교만하여 언쟁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매우 무서운 형상을 보여 주고,
혼미하고 게으른 이에게는 국왕의 법과 도적과 수재. 화재와 중대한 질병을 보여서 두려운 마음
을 내고 근심과 고통을 알아서 스스로 힘쓰게 하노라.
이러한 가지가지 방편으로써 모든 착하지 못한 행동을 버리고 착한 법을 닦게 하며,
바라밀을 구족케 하며, 모든 험하고 어려운 길을 벗어 나서 장애가 없는 곳에 이르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구름 그물 해탈(雲網解脫)‘만 알 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 행이야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염부제(閻浮提) 마가다국( 摩竭提國)의 보리도량(菩提場)에 안주(安住)라는
땅 맡은 신 (圭地神)이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느냐고 물을 지니라. 선재동자는 대천신의 발에 절하고 하직하였다.
31. 안주신(安住神)
선재동자가 점점 걸어서 마가다국의 보리도량에 있는 안주신의 처소에 갔다.
백만의 땅 맡은 신들이 함께 있었다.
안주신이 선재에게 말씀하였다.
잘 왔도다. 동자여, 그대는 이 땅에서 일찍이 선근을 심었으므로 내가 나타내려 하니, 그대는 보려는가.
선재동자가 땅 맡은 신의 발에 절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보려 하나이다.
이때 안주 신이 발로 땅을 눌러 백천 아승지 보배 광이 저절로 솟아 오르게 하고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이 보배 광은 그대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것은 그대가 옛적에 심은 선근의 과보며, 그대의 복력으로 유지하는 것이니 그대는 뜻대로 수용할지니라.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깨뜨릴 수 없는 지혜 광(不可壞智慧藏)이라.
항상 이 법으 로 중생들을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생각하니 연등부처님 때로부터 항상 보살을 따라서 공경하고 호위하였으니,
지나간 옛적 달 당기겁의 묘안(妙眼)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노라.
선남자여, 이 법문을 처음 얻고부터 현겁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응공.정등각을 만나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또 저 부처님들이 보리좌에 나아가 큰 신통을 나타내심을 보았으며,
또 그 부처님들이 가지신 모든 공덕과 선근을 보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깨뜨릴 수 없는 지혜 광 법문(不可壞智慧藏法門)’만 알 뿐,
저 보살 마하살들의 공덕행이야 어떻게 다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가다국의 가비라성(迦毘羅城)에 밤 맡은 신(圭夜神)이 있으니,
이름이 바산바연지(婆珊婆演底)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느냐고 물을지니라.
32. 바산바연지주야신(婆珊婆演底圭夜神)
선재동자가 그 가비라성에 이르렀다.
동문으로 들어가서 잠깐 섰는 동안에 해는 문득 넘어가고, 마음에 보살의 가르침을 순종하면서
저 밤 맡은 신을 보려 하며 선지식은 여래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 밤 맡은 신이 허공에 있는 보배 누각의 향연회장(香蓮華藏) 사자 좌에 앉은 것을 보았다.
선재동자는 매우 기뻐서 땅에 엎드려 밤 맡은 신의 발에 절하고 수 없이 돌고 합장하고 보살도를 여쭈었다.
그때 그 밤 맡은 신이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깊은 선지식을 공경하여 그 말을 듣고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니,
결정 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菩薩破一切衆生暗法光明解脫)을 얻었노라.
나는 나쁜 꾀를 가진 중생에게는 크게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지 못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고 나쁜 두 가지 행을 하는 중생에게는 둘이 아닌 마음을 일으키고,
잡되고 물든 중생에게는 깨끗함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삿된 길로 가는 중생에게는 바른 행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용렬한 이해를 가진 중생에게는 큰 이해를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