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03 17:15
시선
 글쓴이 : 보리수
조회 : 1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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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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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 나예서님(2014.11)

얼마 전 숙취로 속이 쓰려 순대국 집에서
순대국 한 그릇을 기다리고 있는데,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 느릿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 할 수 있었지요.
조금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인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 쳤습니다.
"이봐요,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어.... 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좀 와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습니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 아저씨의 말에 낮빛이 금방 시무룩해 졌습니다.
"아저씨 빨리 먹고 나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 이에요...."
아이는 찬 손바닥에 꽉 쥐어져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습니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 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그들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습니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 하고는 소금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 갔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모두 떠서
앞 못보는 아빠의 그릇에 담아 주었습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
수저를 들고 있던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쓴 그 자리에 있던 손님은 그 아이와 아버지의 음식값을..
같이 지불하고 식당을 나왔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천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복된 하루 되시길...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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